배후 behind 10F oil on canvas 2021
의심
가끔씩 의심이 생긴다.
믿음을 컴퓨터 시스템으로 비유해 보자면 의심은 일종의 버그이다. 내가 이해하는 세상과 다른 이상한 현상이나 사건을 경험하면 생기는 일종의 오류이다. 그러면 나는 이 새로운 정보를 분석하던지 거부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기존의 시스템과 공존할 수 있는 정보로 구분하여 저장한다. 이러한 일이 해결되고 나면 나의 시스템은 더욱 견고해지고 낯선 정보를 소화하는 능력은 더 확장된다. 그래서 의심은 내게 선한 것이다. 내가 끝내 소화할 수 없지만 받아들여야하는 경험이 생기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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